어떤 시간이 지나가고 한참 뒤 그 시간을 그리워한다. 흔한 감성이지만 현재의 우리가 오래 전의 우리를 만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건 추억에 고약한 조미료를 치는 퇴행적인 향수가 아니다. 뭐라고 해야 될까.
어느 날 과거의 나와 마주친다. 오랜 시간 잊고 있던 기억을 스스로도 떠올리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란다. 그때와 지금의 나 사이에는 많은 사건들이 놓여 있고, 두 사람은 아주다른 존재이다. 그래서 옛날의 나를 떠올리는 순간 불연속성을 느낀다. 우리는 과거의 자신을 어느 정도는 타자로 바라본다.
하지만 과거의 나는 현재의 나의 뿌리이다. 당연히 그렇게 이어져 있다. 이 연속성과 그 불연속성이 있기 때문에, 회상은 내가 과거의 자신을 새롭게 인식하는 경험이다. 역사를 인식한다는 게 원래 그렇다. 자신의 장소를 이전과는 다른 지형 속 어딘가로 위치시키는 거다.
이 만남 자체가 어느 정도는 우리를 결정한다. 우리의 삶을 재정의하는, 현재에 관여하는?어떻게 표현해도 이 경험은 거대하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기억보다도 이 만남이 더 중심에 와야 한다. 이것이 아마 이 노래의 클라이막스가 현재로 돌아와서 과거를 생각하는 지금을 말하는 까닭일 것이다. 차를 세우고, 핸드폰을 놓고, 모든 걸 멈추고, 나에 대한 꿈을 꾼다. 이 구절은 끝나지 않을 것처럼 반복된다.
분명 이 지점에서 보편적인 호소력이라는 게 생긴다.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어느 밤 천장을 바라보며 친구에게 나의 옛 이야기를 뒤늦게야 말해주던 때가 떠오른다. 내게 그것은 과거의 나를 처음으로 동정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 경험이었다. 그때보다 조금 더 현명해진 내게 그 모든 일들이 투명하게 다가왔다.과거의 나는 스스로에게 혐오감 외의 감정을 갖기 어려워했지만, 그때의 나에겐 아무런 잘못도 없었다. 그저 서투를 뿐이었다. 이 간단한 걸 깨닫는 데 얼마나 오래 걸렸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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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that car, drop that phone, sleep on the floor, dream about me...
그 사이에 있었던 일은, 공지영과 오달수 지인과 박재동 지인의 가해자 옹호글, 안희정 성폭행 폭로(3/5), 김기덕/조재현를 주제로 한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3/6), 펜스룰 논쟁 등장, 여성의 날(3/8), 조민기 자살(3/9), 유아인의 마녀사냥 동영상 게시(3/9) 정도이다.
안희정 사건 때 마치 6차 탄핵시위 때처럼 농담이 줄어들고 분노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여성의 날 행진까지. 어떤 절정기를 맞이한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었다. 그 다음 날 조민기가 자살했고 아니나 다를까 백래시가 시작됐다. 남성들은 적극적으로 미투 운동을 비난하고,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가하며, 폭로의 진의를 의심하는 중이다. 그 후 새로 탄생한 가해자들은 이러한 분위기를 등에 업고 자신 있게 피해자들과 맞서 싸웠다. 김어준은 다시 한 번 배후 공작설을 언급했다. 서동진이 미투 운동을 비판하는 글을 쓴 것도 이 흐름 위에 있다. 3월 17일 지금은 미투 운동의 기세가 꺾인 게 느껴진다.
안심하고 있는 남성들은 승리할 것일까?.. 부르봉 왕가를 복고시켰던 봉건주의자들은 한때 그렇게 믿었을 것이다.
방금 리튓한 문구들 너무 좋다. 내가 미투 운동을 보면서 깨닫는 것들을 응축시켜놓은 문장들. 졸리지만 이것만 쓰고 자야지... 미투 운동이 변화시키는 것은 고발의 결과와 성패가 아니라, 고발 자체가 계속 이어지면서 "여성의 목소리"가 뺏긴 무게를 차츰 돌려놓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의 총체적 부패를 가해자의 행태로 낱낱이 까발리는 효과도 크지만, 역시 더 이상 남자들이 여자의 목소리를 쉽게 무시할 수 없도록 만든다는 것이 핵심이 아닐까. 한국남자들이 "미투는 실명을 밝혀야하고요"라고 검열을 꾀한다는 것 자체가 여자의 증언이 지닌 위상의 변화를 반증하는 것이다.
이 전까지는 여성의 목소리가 힘을 얻지 못했고 필요한 만큼의 반응을 얻어내지도 못했다. 그러나 이제 고발의 기능을 확실히 하고 있다. 도저히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어떤 반응은 할 수 밖에 없는 만큼 여자의 목소리가 남자들의 귀를 울리고 있는 것이다. 미투는 남자들의 고막을 터트리고 있다.
미투는 거시적 시점의 권력문제를 미시적 시점으로 해석하려는 시도처럼도 보인다. 구조의 문제? 맞다. 권력자가 피권력자를 수탈하는 방식은 늘 어마어마한 금전이득이나 초법적 결탁의 양상으로만 이해되었다. 그런데 미투는 그 권력이 그동안 사소하게 치부되던 "남자의 여자문제"를 고발한다.
남자들의 세계에서, 여자가 겪는 폭력은 늘 권력자남성의 사소한 희롱 혹은 추문 정도로 여겨졌다. 폭력이 폭력으로 제대로 호명되지 못했다. 왜냐하면 여자는 부수적인 존재이고, 다들 쉬쉬하면서 눈감고 넘어가주는 문제였으니까. 그런데 더 이상 성폭력은 남자의 본능적 실수나 소소한 흠이 아니다.
여자의 문제가, 사회의 문제이자 폭력의 문제, 구조의 문제이자 권력의 문제로 비로서 인식되기 시작했다. 폭력에 대한 인식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남자들이 펜스룰을 떠드는 것은 이 폭력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기에 우왕좌왕하는 당황스러움이다. 교사들이 체벌금지에 적응하지 못했던 것처럼.
권력이 남성의 얼굴을 띄었던 만큼 권력문제, 권력에서 오는 폭력의 문제도 늘 남성의 얼굴만을 띄고 있었다. 돈과 법이 아니면 구조의 문제처럼 여겨지지 않았다. 여자의 문제는 여자의 얼굴을 띄고, 사회의 문제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이 전의 수많은 각성들에 이어 다시 사회가 각성하고 있다.
여자의 몸은 여자의 문제이면서, 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자의 문제는 곧 사회의 문제이고 가장 심각한 폭력이라는 것을 미투가 주입시키고 있다. 성희롱 거 나쁜 건 알지만 어쩌다보면 실수할 수도 있고~ 아니. 이제 그러면 진짜 좇된다. 얼마나 잘나가는 배우고 연출자고 시인이든. 끝이다.
미투가 어떻게 권력, 혹은 구조의 문제로만 읽힐 수 있나. 미투는 거시적인 출발점을 거부한다. 그것은 거대한 권력자로부터 시작하지 않았다. 이름없는 여자들의 sns 고발로부터 시작되었다. 사악한 권력자가 남성사회에 발각된 것이 아니라, 여자 개개인의 고발이 남자의 폭력을 벗겨냈다.
신문이 검찰을, 뉴스가 대통령을, 경찰이 강간범을 잡아서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 언론, 사법부, 행정부 등 구조적 주체들의 실패를 딛고 여자 개개인이 미시적으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남성세계 안에서 시작돼 끝날 동안 희생자, 혹은 객체로만 존재하던 여성들이 주체로서 스스로 복원하고 있다.
구조에 대한 문제제기는 여자의 신체적 자유에서부터 출발한다. 어떤 고발대상은 아무런 법적 처벌도 받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여자의 목소리는 남자에게 내려놓고 숨을 것을 요구했고 남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구조의 실패를 여자의 목소리가 보완하고 정비하고 있다.
여자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여자의 몸에 대한 존중이 더 커졌다. 남성의 도덕에 대한 신화는 무너지고 있다. 그럴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조재현, 조민기, 안희정이 예외적 존재로서의 폭력적 남자들의 실체를 증명했다. 여자들의 회의적 통찰과 혁명적 열망은 더 강해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미투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명제를 잘 증명하는 사례라 생각한다. 아무도 여자들에게 몸간수 잘하라고 하지 못할 것이다. 여자의 몸은 여자가 알아서 챙길 것이 아니라, 남자가, 남자 상사가, 남초 조직이, 남성중심사회가 인격체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한다.
난폭한 비난과 적당한 비난의 기준은 무엇일까? 직책을 "내려놓고" 당분간 "자숙"하겠다는 정도가 도대체 얼마나 가혹한 배제인 걸까? 화를 낼 게 아니라 가해자를 앉혀놓고 뭘 잘못했는지 사람들이 하나하나 가르쳐줘야 한다는 걸까? 글쎄. 가해자도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혼자 공부할 수 있을 텐데
주어진 상황을 이해하는 것, 상대의 처지를 헤아리는 것은 압도적으로 약자에게 부과되는 노동이다. 강자는 타인의 상황이 어떤지 고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굳이 무엇을 이해할 필요가 없다. 그렇기에 강자에게 약자의 처지를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권력을 뺏는 것이 병행되어야 한다.
강자와 싸울 때, 비난/처벌은 결코 설득과 대립되는 전략이 아니다. 설득돼봤자 자기가 손해볼 일밖에 없는 강자들은 무슨 말을 하든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오로지 좋은 말로 그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게 강자들이 겉으로 내세우는 핑계이기 때문이다.
나를 납득시켜봐라, 설득이 되면 내가 잘못을 인정하마. 이러면 그들을 이해시키지 못하는 것이 오롯이 약자의 책임이 된다. 우리가 말을 잘 못해서, 우리가 태도가 공손하지 못해서, 우리가 증거가 부족해서........ 그래서 우리 잘못으로 이번에도 강자들의 생각을 바꾸지 못했다.
김어준 진짜 대단하다. 나는 김어준이 미디어에 나오는 걸 볼 때마다 내가 절대 뛰어넘을 수 없는 한국사회의 젠더권력을 느껴. 한국에서 대체 어떤 여성이 저런 모습으로 미디어에 나오냐. 몸매 비율 얼굴 목소리 말투 표정 어느 것 하나 기준에 맞지 않으면 안되는 여성 방송인들과 비교해봐.
'흉악범죄자'를 아주 다른 종류의, 사람 미만의 것으로 취급하면서 자신들은 그와는 다른 인간의 카테고리에 속하게 된다. 그렇게 자신들이 하는 행동도 정당화되고 오달수와 기타 등등의 일들은 꽃뱀에게 당한 것으로 정리된다. 성범죄의 발생과 메커니즘에 대해 이들은 생각할 의향 같은 게 없다.
왜 이렇게 수준이 점점 내려가는거같지??
과거 : 메갈이 남혐이죠 정상적인 페미는 옹앵앵
저도 정상적인 페미니스트는 지지합니다 엣 헴
현재 : 미투운동이요?? 와 남혐러다!!!!!! 메갈년아!!!
님 페미라고요?? 와 꼴페미다!! 페미나치년아!!
아기낳는만화요?? 그거 메갈남혐만화잖아요!!
“교보문고의 2015년 젠더별-연령대별 ‘구매 독자’ 분석 결과에 의하면 […] 10대 남성은 여성 10대[에] 비해 무려 4배 정도나 책을 안 사고, 20대 남자는 3배 정도로 안 산다. 이런 남녀 간 격차는 30대나 40대에 2~1.5배 정도로 완화되고 50대 이상에 이르러야 비슷하거나 역전된다.”
xx계내 성폭력 운동, 미투 운동에 대해 법적 판결로 지적하면 어불성설인 것이. "지적장애인을 성폭행했지만 떡볶이도 사줬으니 화간" 판결도 있었는데 억울한 경우가 어디 이뿐이겠어요? 운동의 많은 리소스를 제도적/법적 불균형함에 대한 지적에 할애 중인데 제도적/법적 근거로 반박하면 쳇바퀴죠.
나는 지금 이 순간 기성정치에 너무나 실망했다. 내가 정말로 순진했다. 어딘가 적당히 썩어있을거라 체념한 부분들이 있고 어찌됐든 공적인 사람으로서 허물이 있다면 최대한 공을 이룬 뒤에 밝혀져라 이런 마음 속 결탁같은 게 있었는데 안희정 성폭행 뉴스를 보면서 기대를 완전히 접었다.
한국의 여자정치인들이 지금 이 순간 가장 "정치적"으로 나가야한다. 그래야된다. 그게 정치인으로서의 책임이고 전략이다. 왜 여자가 정치를 해야하는지, 여자가 정치를 하면 뭘 끝장낼 수 있는지 어필하길 바란다. 남자 정치인의 이 처참한 실패에 나는 여자정치인이 대안이자 희망이라 믿는다.
남자 정치인을 믿지 않는다. 일부? 지랄하네. 탁현민부터 안희정까지, 가장 지저분한 남자부터 안그럴것 같은 남자의 스펙트럼에 간극이 없잖아. 윤간 아니면 강간인데. 개씨발 뭐 누굴 믿으라는거야. 국회의원 뽑는데 성폭행은 안했을것이라는 도박같은 지지를 해야해? 이게 말이 되냐고.
단식하는 세월호 유가족 앞에서 햄버거를 씹던 일베와,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 안희정 지사의 성폭행을 고발한 김지은씨 앞에서 진보진영 공작과 꽃뱀을 운운하는 그들이, 양 진영의 대척점에 서있다 뿐이지 둘이 대체 근본적으로 뭐가 다른건지 모르겠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정글이다. 갈길 멀다.
“여자가 진짜 예쁜 줄 알았다”
이 개 씨발 놈들은 성폭행 피해자한테 외모 이야기 하는거 언제 그만 둘까 정말 죄다 갈아버리고 싶다. 쟤가 예쁘지도 않은데 왜? 쟤가 예뻐서 그런거지 등의 개소리들 너무 일상적이라서 토나온다 여자가 예뻐야 성폭력 피해 당했을 때 고개 끄덕이는 인간들
카톡방에 찌라시가 돌기 시작했다. 안희정은 합의된 불륜관계였고 정치계에서 공공연한 사실이었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떤 세력이 여성에게 접근해서 거부할 수 없는 베네핏 제안을 했다고. 폭로자가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고 찍은 사진과 함께 저런 글을 돌림. 지겹지도 않냐 진부한 꽃뱀프레임.
피디수첩 보면서 계속 드는 생각은 김기덕이 저렇다는거 파다하게 소문날만큼 영화판에 널리 알려져 있었는데도 상을 주고 세계적 거장대접을 해준 사람들 모두 공범이라는 거다. 거장의 영화촬영 현장에서 어떤 성폭력이 벌어져도 일개 조연 배우는 뛰쳐나가지 못하는 그 권력을 인준해준 거다
유독 성범죄에 대해서만 "법대로" 를 주장하는 이들 너무 치가 떨린다. 이 나라는 이재용에게 집행유예를 주는 나라고 사법부가 통채로 적폐로 지적당할만큼 불신 당하는 나라인데 다 같이 이런 사법부에 분노하다가도 뒤돌아 "성범죄" 에 한해서만큼은 "폭로" 의 방식은 안된다며 "법대로" 를 주장한
김기덕 등이 저지르고 있는 성폭력은 인간이 저지르는 세속적 범죄이며 사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 “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순간 맥락은 지워진다. 악은 다른 차원에서 우리 세계로 이유 없이 투하되는, 이해 불가능한 것이므로. 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순간 악은 ‘저 세계’의 문제가 된다.”
야 꽉찬 카페 모든 자리에서 다 조민기 얘기하면서 욕한다 남자 회사원들도 "조민기 옹호하면 다 똑같은 놈 되는거야" "미투 뭔가 켕기는 거 없어? 잘 생각해봐야해" "대기업은 클린하다고 생각해? 전체적으로 다 문제야" "집에서 내 딸 보는데 내가 살아온 삶에 수치심을 느껴 다들 그래야하고"